2024년 11월 27일 수요일
법련사 『여래의 바다』
여래의 바다
북조시대와 수, 당대의 중국초기불교미술
- 한국불교미술의 원류를 찾아서

항상 광화문역에서 경복궁을 지나 국현미 서울을 가는 길에 지나쳐 보기만 했던 법련사. 그 법련사에서 멋진 불상 전시를 하고 있다는 걸 SNS에서 보고... 마지막 날까지 얼마 남지 않아 바로 날을 정했다.
비록 눈 떠 보니 그 날이 서울에 첫눈이 펄펄 내리는 날이 되었을지라도... 눈을 뚫고 간다
들어가는 길에 설치되어 있는 전등이 생각보다 낮아서 우산을 쓰고 들어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눈 맞으랴 우산 접으랴 들어가는 길에 급하게 찍었더니 사진이 흔들렸다
아이궁

현장에서는 불상을 걸리게 찍은 게 마음에 걸렸는데, 지금 보니 불상의 뒷모습이 찍힌 게 좋다.

반가사유상은 좋은 것
반가사유상은 볼 때마다 내가 지금 앓고 있는 내세의 고민들이 모두 부질없게 느껴지도록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발치에 앉아 있는 두 친구들(이름 모름) 귀엽지요
예전에 이런 거 다 알았었는데 이제 다 까먹었다... 템플스테이 골든벨 우승 출신인데 (;

오늘 불상들을 보면서 느낀 점: 옷 표현이 정말 신기하다... 그리고 입상이든 좌상이든 바닥을 받치고 있는 것들이 무조건 있는데 그런 것까지 정성 들여 조각한 게... 대단하다

아까 불상 걸리게 찍은 게 마음에 걸려서 불상 앞쪽에서 다시 찍은 것

1층 전시실을 다 보고 지하로 내려가는 길에 전시 패널이 하나 더 있어서 찍었다. 이건 이파리랑 찍혀서 또 다른 느낌!

이런 불상을 ‘비상’이라고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오른쪽 팔목이 떨어져 나갔지만... 은근한 미소는 여전한 불상

지하 1층 전시실 중앙에는 여러 비상이 눕혀져 있었다. (서 있는 것도 있고!)


불상들의 공간
마주 보고 있는 불상들 사이를 걸어 지날 수 있다.

무서운 얼굴을 한 사천왕 상도 종종 있었는데, 이 조각은 못돼 보이는 것들을 밟고 올라서 있었다.

저 의자는 관리감독 선생님을 위한 것이겠지만... 어쩐지 여러 불상들을 마주보고 놓여 있는 단 한 개의 의자라니 의미 있어 보여서 좋았다. 저기에 앉으면 자동적으로 본인을 돌아보고 있는 고민 없는 고민 다 정리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이 공간에서 표면 재료가 가죽인 건 나 하나뿐이었다.

오늘 만난 여러 불상들 중 이불병좌상이 가장 좋았다. 꼭 이 이불병좌상이 아니더라도, 이불병좌상 자체에 끌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두 불이 나란히 앉아 있다는 점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모양

오늘 만난 불상들 중 가장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는 듯 보였다.

이건 대표사진용!
불상들은 대부분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고, 모두 미소를 짓고 있지만 자세히 보면 그 느낌이 각기 다르다. 어떤 불상은 편안한 미소, 어떤 불상은 은근한 미소, 어떤 불상은 장난스러운 미소 등등

네 발 짐승
귀엽다

비상이란 걸 이렇게 실제로 본 건 오늘이 처음이지 싶은데, 불상이 앉아 있는 공간을 파내서 표현한 게 아늑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그리고 또 빈 공간 없이 채운 것 보면 그 정성에 또 다시 감탄...

전시장 중앙에 비상을 모아 둔 공간

불상 옆에 또 불상
불상 위에 또 불상
불상 아래에 또 불상
이런 걸 다 사람 손으로 새겼다니

그리고 오늘 본 것 중 가장 엄청났던 비상... 이건 정말 무어라 말이 안 나오더라. 손으로 새긴 거라 각 칸마다 디테일이 다른 게 당연하지만 (좋은 의미로) 소름이 돋았다.

심지어는 앞면만 그런 게 아니라 옆면과 뒷면도 마찬가지... 어떻게 이런 불상을 남겼을까


이건 비상 상단을 감싸고 있는 용? 같은 게 신기해서 찍었다. 비늘도 하나하나 표현이 되어 있다.

어쩐지 다른 불상들보다 조금 굳세 보이는 좌상에 빛을 비추고 있는데, 벽에 비친 그림자가 꼭 실제 사람과 같은 크기였다. 정말 사람 그림자 같아서 금방이라도 움직일 것만 같았다. 불상의 실제 크기는 사람보다 작을지언정 그 그림자는 사람과 같은 크기라니. 불상의 크기가 어떠하든 불교의 가르침은 한 사람을 가득 채울 수 있을 만큼 크고, 또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는 의미 같아서 기분이 묘했다. 일부러 이렇게 빛을 쏘신 건가... 싶기도 했다.

카메라로는 전시장의 전체적인 공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이건 핸드폰 광각으로! 전시장 출입구 바로 오른쪽(사진 기준)에 있는 공간으로 들어가면 전시장 테두리를 따라 주욱 늘어서 있는 불상을 볼 수 있고, 위 사진과 같은 시야로 나오게 된다.
무료에다가 조용하기까지 해서 관람하기에 무척 쾌적한 전시였다. 경복궁&국현미 근처라 접근성도 좋고!
불교 미술에 관심이 있다면 전시 기간이 끝나기 전(~11/30)에 꼭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불교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나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전시니까!
'PART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멕시칼리 (0) | 2024.11.20 |
---|---|
한국민속촌 (+ 한복촌, 귀굴: 혈안식귀 현장 예약) (4) | 2024.11.04 |
2024 세종 보헤미안 뮤직 페스티벌 (4) | 2024.11.01 |
라이카 시네마 (2) | 2024.10.31 |